일상회복을 위한 한걸음씩 다시 걷기
당연했던 일상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
항암과 허리 수술 이후로 몸을 제대로 쓴다는 것이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일들이 어느 순간 어렵게 느껴졌고, 몸의 균형도 예전 같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미 벌어진 일을 붙잡고 계속 상심하며 있을 수만은 없었다. 받아들여야 할 것은 받아들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야 했다.
그래서 재활운동을 시작했고, 조금이라도 몸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병원 정기 검진을 핑계로 잘 걸어보기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대중교통으로 병원 가기, 또 하나의 재활 운동
병원 정기검진을 가는 날이면 늘 택시를 이용했다. 몸이 힘들기도 했고,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비용에 대한 부담도 있었고, 계속 이렇게 편하게만 다닐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역시 일상생활 회복을 위한 연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운동 삼아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아직 몸의 균형 감각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다. 걷다 보면 한 번씩 휘청거리기도 한다. 그래서 약한 쪽은 보조 가방으로 균형을 잡으며 걸어보기로 했다.
크로스백과 보조 가방을 메고 자세를 바르게 하려고 노력하며 천천히 걸어갔다. 긴장감도 있었지만 "잘 걸어보자"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잘 걷고 일상생활을 하기 위해 운동하는 것인데, 실제 생활에서도 활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피하면서 내 역량 안에서 조심스럽게 이동했다. 그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해 병원을 잘 다녀올 수 있었다.
집 근처에 도착하니 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조금 힘들어졌다. 그냥 집에 들어가서 쉴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왕 나온 김에 조금 더 걷고 싶었다.
마침 근처에 벤치가 있어 잠시 앉아서 쉬었다. 병원을 무사히 다녀온 나 자신에게 먼저 칭찬을 해주었다. 그리고 다시 몸 상태를 살피며 30분 정도 동네를 더 걸어보기로 했다.
우리 동네는 아파트 단지가 많아서 걷기 좋은 길도 있고 간단한 운동기구들도 있다. 재활운동을 하기에 나쁘지 않은 환경이다.
걷는 동안에도 한 번씩 휘청거리기는 했다. 긴장감도 여전히 있었다. 그래도 내 몸에 집중하며 한 발 한 발 걸어갔다. 자세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걷다 보니 땀이 많이 났다. 아직은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걷는 단계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았다. 몸에 계속 신경을 쓰며 걷다 보니 생각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듯했다.
그래도 걷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분명 이전보다 한 걸음 나아간 느낌이었다.
한걸음씩 나아가기
재활은 생각보다 긴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예전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병원을 대중교통으로 다녀온 것도, 동네를 30분 더 걸은 것도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분명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한 번에 많은 것을 해내려고 하기보다 오늘 할 수 있는 만큼 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렇게 한 걸음씩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지금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걷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도 잘 걸었다. 그리고 오늘도 조금은 앞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