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잡기에 대한 두려움
재활운동을 하면서 가장 먼저 집중했던 것은 하체 근력운동이었다. 잘 걷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리의 힘이 필요했고, 몸을 다시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근력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워밍업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기구 운동도 두려웠다. 하지만 기구는 몸을 어느 정도 지지해 주기 때문에 혼자 중심을 잡는 운동보다는 부담이 덜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중심을 스스로 잡아야 하는 운동보다 기구에 의지하며 근력을 키우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더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근력이 생기기 시작했다. 운동을 할 때마다 힘들기는 했지만 몸에 힘이 붙는 것이 느껴졌고, 그만큼 자신감도 조금씩 생겼다. 그러나 자신감이 생긴 것과 균형을 잡는 운동을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균형잡는 연습에 대한 말을 해보려 한다.

내 마음만큼 어려운 균형잡기
균형 잡기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뒤로 미루게 되었다. 혼자서 중심을 잡는 운동은 '나는 못한다'는 인식이 마음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근력운동은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균형 운동만큼은 시작하기도 전에 두려움이 앞섰다.
그래도 해야 할 운동이라는 사실은 분명했다. 건강한 사람이 균형감각이 부족한 것과 몸이 아픈 이후 감각이 떨어진 상태는 분명 다르다. 나에게는 회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었다. 마음속에서는 '다른 운동부터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다시 마음을 다잡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평소처럼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풀었다. 옆에 놓여 있던 짐볼도 잠시 이용하며 몸을 가볍게 움직였다. 그렇게 몸을 예열한 뒤 천천히 일어나 한 발씩 중심을 잡아 보았다.
예상은 했지만 역시 쉽지 않았다. 아픈 쪽은 물론이고 비교적 괜찮다고 생각했던 오른쪽 다리도 중심이 흔들릴 때가 있었다. 물론 누구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는 순간은 있다. 하지만 그나마 멀쩡하다고 생각했던 오른쪽마저 잘 버티지 못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더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막상 해보니 균형 잡기 운동은 생각보다 체력 소모도 컸다. 한 발로 중심을 유지하는 짧은 시간이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 금세 지쳐 버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도했고, 앉아서 스트레칭을 한 뒤 다시 일어나 균형을 잡는 연습을 반복했다. 그렇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몸을 적응시키려 노력했다.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몸에서 피로감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예전 같았으면 조금 더 무리했을지도 모르지만, 아프고 난 이후에는 몸이 보내는 신호가 전보다 훨씬 선명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라'고 말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몸이 예민해진 것인지, 아니면 내 몸의 상태를 이전보다 더 잘 알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신호를 무시하기보다는 받아들이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균형잡기를 했다는 뿌듯함
재활운동은 기록을 세우거나 남들과 경쟁하는 운동이 아니다. 어제보다 조금 더 움직이고, 조금 더 버티고, 조금 더 도전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균형 잡기 운동은 여전히 어렵고 두렵다. 하지만 두렵다고 피하기만 하면 몸도 마음도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중심은 여러 번 흔들렸고 생각보다 빨리 지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한 번 더 시도했고, 끝까지 오늘의 운동을 마쳤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였다.